작사의 시대 | 조동희 지음 | 휴머니스트 펴냄
2026-06-25 07:16:47
박진범
조회수   5

누구나 한 번쯤은 곡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것 같습니다. 청년 시절에 작곡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미디 프로그램과 화성학을 공부하려다가 금세 포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작곡은 평범한 내가 도전하기에는 너무도 높은 장벽이었습니다. 작사의 시대를 읽게 된 계기는 최근에 AI를 통해 노래를 만들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주일 설교를 듣고 감동되는 부분을 정제된 가사로 만든 후에 AI를 이용해 곡을 만드는 식입니다.

 

몇 개월간 10여 개의 곡을 만들고 나니 제대로 작사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곡은 못 해도 작사는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어요.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어떤 가사로 표현하느냐에 따라 음원에 찰떡궁합이 되기도 했지만, 시적(詩的)으로 탄탄하더라도 곡과 어우러지면 어색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유명 작사가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분명 좋은 가사를 쓰기 위한 작사가들만의 작사법과 좋은 글감을 얻기 위한 평소의 루틴(습관)같은 것이 있을 것 같다는 확신에서였죠.

 

그렇게 만난 책이 작사의 시대입니다. 처음에는 김이나 작사가의 책을 고를까 생각했지만, 조동희 작가의 이력에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장필순)’라는 명곡이 자리하고 있어 더 신뢰가 갔습니다. 이후에 사랑을 사랑하게 될 때까지라는 조동희의 또 다른 책도 읽었는데 작사가의 내·외면을 모두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두 책은 함께 읽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조동희의 이야기는 초보 작사가(?)인 저에게 많은 위로와 자신감을 주었어요. “편지 쓰듯 가사를 쓰세요, 자신을 믿으세요, 가사가 조금 못났더라도 최선을 다한 자신을 다독이세요, 가사를 내 자식이라 생각하고 예뻐해 주세요, 너무 잘 쓰려고 힘주지 마세요.” 그녀는 작사가라면 도서관 산책가’, ‘성공한 단어 은행장’, ‘가사 수집가’,

 

지도를 그리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며 좋은 가사를 쓰려면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 세세히 알려주었습니다. 유의할 점도 잊지 않았지요. “너무 계몽적이지 않을 것, 너무 반복되는 부분이 많지 않을 것

 

지금도 설교를 들으면 짧게는 이틀, 길게는 나흘 동안 가사를 쓰고 고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생각이 단단해지고 말씀의 본질을 찾아가게 되어 큰 유익이 되고 있어요. 지금까지 30여 곡을 만들었는데 출퇴근 차에서 한 곡 한 곡 들으며 신나게 노래를 부르면 그때의 설교 핵심 메시지와 나에게 다가왔던 레마가 더욱 깊이 각인되곤 합니다. 딸 해나(7)와 아들 서후(6)에게도 작곡의 기회를 주기도 했어요. 아이들의 언어와 개그 코드가 담긴 메시지는 세상에서 유일무이하고 유치한 동요로 재탄생했지만,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곡이라며 뿌듯해하며 자신의 노래를 사랑하고 외우며 부르기까지 했습니다.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이 책의 제목은 선지자적 메시지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AI로 인해 실제로 작사의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입니다. 조 작사가가 글을 쓸 때는 2023년이므로 다른 의미를 담고 있겠지만 AI로 간편히 작곡할 수 있는 지금 이 시대에 이 제목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옵니다. 지금까지는 작곡가 만든 곡에 작사가의 가사를 결합하여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고 이를 대중이 소비하는 시대였다면, 앞으로는 개인이 AI와 함께 직접 노래를 만들고 자신이 직접 소비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대중음악도 여전히 존재할 것이고요) 실제 탁월한 작곡가가 직접 곡을 만드는 것에 비하면 품질과 의미, 감동이 낮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작곡 능력이 없는 나 같은 사람에게 나만의 곡을 만들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에서 새로운 기쁨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와 더불어 작사의 영역만큼은 AI에게 내어주지 말고 내 영혼을 담아보자, 다짐도 해봅니다.^^

 

집사 김영근(6남선교회, 틈새포플러스 교사)

댓글

댓글쓰기 권한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