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추린 신약신학 | 토마스 R. 슈라이너 지음 | CLC 펴냄
2026-06-25 07:25:10
박진범
조회수   8

토마스 R. 슈라이너의 간추린 신약신학은 기존에 쓰인 신약신학을 축약한 책이다. 그러나 여전히 금세 읽어내기에는 다소 부담이 있다. 이는 이 책이 성서 속 사건들의 역사성을 믿는 독자를 대상으로 쓰였으며, 예수 이전 시기의 이스라엘 문화와 메시아에 대한 기대에 관한 기본적인 이해를 요구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성경을 다수 인용하고 있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신·구약 성경을 자주 참고해야 한다. 만약 인용된 본문을 책에 그대로 옮겼다면, 분량은 대략 5~6배에 달했을 것이다.

 

저자는 신학의 주제를 나누어 독립된 분야로 연구하는 방식을 경계한다. 계시는 인간의 역사 속 다양한 사건들을 통해 통합적으로 드러난다. 신학은 이러한 역사를 되돌아보고 해석하면서 발전한다. 따라서 신학을 주제별로 분리해 연구하면 하나님에 대한 큰 그림을 놓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저자는 성경을 자주 인용하며, 독자로 하여금 당시 상황에 몰입하길 바란다. 이러한 구체적 상상을 통해 독자는 보다 하나님의 모습에 근접한 이해를 가지게 될 것이다. 물론 조직신학과 같이 주제별로 접근하는 방식은 특정 주제를 빠르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조직신학이 예수를 기독론이라는 범주로 연구한다면, 저자는 성경 속 사건들을 통해 구속사적 흐름 안에서 예수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저자는 복음서에 등장하는 예수를 가리키는 다양한 표현들메시아, 하나님의 아들, 인자, 선지자, 제사장의 의미 차이를 섬세하게 구분한다. 예수는 고난받는 종의 모습에서 하나님과 함께 계신 로고스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양상을 보이는데, 저자는 이 상이한 모습들이 예수 안에서 어떻게 하나로 통합되는지를 밝힌다.

 

또한 사도행전에서는 이러한 예수가 구약의 예언을 어떻게 성취하며 죄를 용서하는지, 그리고 그 속죄 사역의 효력을 어떻게 이방인에게까지 적용시키는지를 설명한다.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으로 시작되는 사도행전은 성령의 사역도 중요하게 다룬다. 성령은 본래부터 삼위일체 하나님이시며, 예수를 통해 세상에 드러나 그의 사역을 확장하고 새로운 창조와 새 출애굽의 증거가 된다. 사도행전에서 성령은 할례받지 않은 이방인도 하나님의 백성에 포함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며, 사도들의 전도사역 자체가 성령의 인도하심 속에서 이루어진다.

 

바울의 서신들은 서로 다른 배경에도 불구하고, 예수를 중심 주제로 삼고 있다. 먹고 마시는 문제, 남편과 아내의 관계, 교회의 질서 등 삶의 구체적인 영역에서 예수를 주로 고백하는 삶이 어떻게 드러나야 하는지를 제시한다. 우리 성결교단에서 상대적으로 강조되지 않는 예정론 역시 바울 신학의 중요한 주제이다. 예정론은 구원에 대한 하나님의 주도권을 드러내며, 예수의 속죄 사역이 전적인 은혜임을 강조한다.

 

저자는 히브리서부터 요한계시록까지의 신약 후반부를 하나의 장으로 묶어 제시한다. 이는 이 부분에서 예수에 대한 서술이 상대적으로 반복되거나 간결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나마 히브리서는 예수의 제사장직을 정당화하는 데 있어 중요한 신학적 논의를 제공한다. 구약에서 제사장은 레위 지파의 역할이었다. 그러나 다윗의 자손인 예수는 유다 지파이다. 따라서 예수는 메시아로서 왕의 역할은 수행할 수 있으나 제사장직은 수행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히브리서는 구약에서 예언된 멜기세덱의 반차를 근거로 예수의 제사장직을 정당화한다. 하나님의 신적 권위로 임명한 제사장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신약의 중심은 예수이며, 그를 배제하고는 신약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이미-아직 아니”, “예수는 인간인가, 신인가?”, “공의인가, 긍휼인가?”와 같은 상반되는 내용은 신앙생활을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성경을 하나의 일관된 이야기로 읽을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는다. 역사 속 다양한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다양한 속성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제시 되어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일부 속성만을 강조하고 다른 측면을 배제한다면, 신앙은 필연적으로 불완전해질 수밖에 없다.

 

 

여준수 청년(올리브교회)

댓글

댓글쓰기 권한이 없습니다.